노무현 대통령 탄핵 정국 토론글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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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4월 5일

재벌 해체 찬반과 노통 탄핵 찬반

   만일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유 중 선거법 위반은 법리의 문제라면 경제 파탄은 국민 정서의 문제이다. 그런데 경제 파탄이 탄핵 사유인지를 따지는 사람들은 그것이 지금 한국 국민의 밥줄이 달린 문제임을 망각하는 경향이 있다. 열우당의 정동영 의장은 (세계에서 제일 못살던 한국을 10위 안의 선진국으로 끌어올린) 60~70 세대는 투표할 필요가 없고, 미래는 20~30 세대가 알아서 결정하게 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러나, 만일 지금 20~30 세대가 한국을 10년 후에 한강의 기적 이전 수준으로 추락시키는 결정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이 좀처럼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지만 본래 노통 탄핵 찬반은 재벌 해체 찬반과 맞물려 있는 문제이다. 노무현의 선거법 위반은 재벌 해체를 반대하려던 야당들을 해체시키려던 노무현의 꼼수에도 그 이유가 있다. 그는 한나라다이 자기보다 선거 자금을 더 많이 받았기에 자기는 2급수이고 한나라당은 4급수라고 했다. 그러나, 만일 대기업들이 노무현보다 한나라당에 한 푼 더 선거자금을 내놓은 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노무현 후보가 대기업들을 해체시키겠다고 하였다. 그럴진대, 자기 기업을 해체시키려 벼르는 후보를 적극 지지할 기업은 아마 별로 없었을 것이다.

   노무현 후보는 대기업 해체가 서민 편에 서는 길이요, 최고의 경제 정책이라고 생각하였었는지 모른다. 여하간, 자갈치 아줌마 같은 서민들이 노무현의 공약에 속아 넘어갔다. 노무현 대통령--그는 반미 공약과 재벌 해체 공약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옳은 선택이었는가? 북한군의 남침 위협이 날로 거세지고 있는 이 시절에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는 반미 정책도 민족의 생존권을 위태롭게 하는 문제이다. 그리고, 그의 반미 선거 공약을 지난 3.1절 기념사(2004년)에서 한층 더 강하게 표현한 친김정일 정권 발언은 분명 추가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 여하간 이 글에서는 대기업을 해체시키려던 그의 경제관을 국민이 선택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를 토론해 보기로 하자.

   아마, 노무현씨의 경제관도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조금 변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생각해 보라. 한국 수출의 마지막 보루인 삼성마저 쓰러뜨리면 한국 경제는 어떻게 되겠으며, 또 서민의 밥줄은 어떻게 되겠는가? 누구 용돈이 더 두둑한가를 형제들이, 누가 더 예쁜 옷을 입었는가를 자매들이 시샘하는 것은 가장이 밥벌이를 해줄 때의 행복한 다툼이다. 그러나, 만일 가장의 생업이 없어지면 그 다음에는 식솔들이 입에 풀칠하기조차 힘들어진다. 그리고 가정 경제의 문제에서 사실인 것이, 나라 경제의 문제에서도 사실이다. 나라 살림에서 외화벌이가 없어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IMF 환난보다도 훨씬 더 큰 경제 파탄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재벌과 대기업이 혼동되어 사용되고 그 있으므로 이제는 그 의미의 구별조차 무의미하다. 그러나, 본래 재벌이란 말은 한국의 수출형 대기업에 대한 별명이다. 박정희 대통령 이전에도 무역을 하는 기업들이 있었으나, 모두 10배의 폭리를 취하는 수입상들이었을 뿐, 수출 기업은 전혀 없었다. 그런데, 그 수입상들의 수입 무역을 금지시키고 수출 산업에 투자하도록 유도한 박정희 대통령의 정책이 한국형 대기업의 출발점이었다. 그리고, 한국의 수출형 대기업에 창업주의 운영권이 강한 것이 일본 재벌과 흡사하다는 뜻에서 수출형 대기업에 재벌이란 별명이 붙여졌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서민들, 특히 좌익 운동권이 재벌을 바라보는 눈초리가 곱지 않다. 한국인에게 있어서 1963년부터 1992년까지의 30년은 대단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30년은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낸 30년이었으며, 이 30년 때문에 국제 무대에서 한국인의 위상은 치솟아 올랐다. 1963년 한국의 청소년들은 "헬로우, 헬로우 먹던 것도 좋아요"라는 노래를 불렀을 만치 미국인, 특히 미군 병사들에게서 초콜릿을 얻어먹고 싶어했다. 그 시절 한국의 청소년들은 러시아를 거대한 제국으로 바라보았다. 1992년에 러시아 청소년들은 한국을 잘 사는 나라, 모든 것이 넉넉하고 풍성한 선진국으로 바라보며 선망하였다. 이토록 이 30년 간에 한국인의 위상은 크게 달라져 있었다.

   그러나, 만약 수출형 대기업들이 없었더라면 그런 한강의 기적이 가능하였을까? 그런데, 서민이 굶주리며 가난에 찌들리던 삶이 풍요가 꽃피는 삶으로 변하게 하는데 일등 공신이었던 대기업들을 한국인들이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속으로는 대기업에 취직하기를 바라면서 입으로는 재벌 비판을 하였다. 그리고, 재벌 해체론을 주장하는 좌익 운동권들이 그런 시류를 타고 속속 정계에 진銖臼?청와대를 정복하였다. 민주화 운동 세력임을 자처하는 정부들이 한결같이 경제 정책에서 낙제점을 받은 것이 과연 우연일까?

   김영삼 대통령은 중소기업 수를 늘리고 대기업을 억제시키려 하였다. 그런데, 그 결과는 중소기업들의 무더기 부도요, 대기업들의 계열사 확장이요. IMF 환난 초래였다. 김대중 대통령은 재벌 해체를 공언하며 청와대에 입성하더니 오히려 천문학적 공적 자금을 조성하여 대기업에 쏟아붓는 대통령이 되었다. 그러나 천문학적 공적 자금이 다음 정권에 부담이 되었을 뿐 현대 등 대기업들이 여지없이 쓰러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 노무현씨는 재벌 해체론을 가장 강하게 외치던 후보였다. 그러나, 청와대 주인이 되어 SK 그룹을 살짝 건드리고 보니 일주일만에 외국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며 주가가 폭락하며 한국 경제가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반미주의자였던 노무현이 부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이 이라크 전쟁을 지지하고 미국 방문 약속을 하자마자 경제가 다시 회복되었다.

   한국 역대 대통령들의 재벌에 대한 시각은 외국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노무현씨가 취임하자마자 동북아 물류 중심지라는 구상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사실 좌익 운동권이 가만히만 있어 주었어도 한국은 동북아 물류 중심지 훨씬 위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을 것이다. 김영삼 대통령 때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약화된 틈을 타서 한국의 섬유수출 시장을 가로챈 중국은 점점 더 한국의 수출시장을 빼았으면서 빠르게 경제 대국이 되었다. 그리고, 중국이 경제 대국이 될수록 한국의 국가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나라는 기술과 자본을 중국으로 이전해 주고 있는 모순에 빠져 있다. 누가 이런 일을 초래하였는가? 노무현씨처럼 대기업 해체가 최고의 경제 정책인양 떠들어대던 좌익 운동권이 이런 일을 초래하고 말았다.

   김대중 정부는 구조 조정을 거꾸로 하였다. 박정희 대통령, 전두환 대통령은 수십 년 앞을 내다보고 기술 투자를 하지 않았던가? 김대중 정부가 정보 선진국 구호를 외칠 수 있었던 것도 전두환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20년 앞을 내다보고 통신 산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시키며 64램 반도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였기 때문이 아니던가. 그리고 우리나라에 한푼 없던 때에 박정희 대통령은 세계적인 수준의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를 건립하지 않으셨던가. 미국으로부터 최첨단 기술이 한국으로 빠르게 이전되었던 것도 박정희 대통령 시절이었다. 그런데, 김대중 정부 하에서 강요된 구조 조정은 기술 연구팀과 수출 전략 연구원들만 퇴출시켜 놓았다. 이렇게 되면, 전자산업에서마저 중국에 기술경쟁력이 뒤지는 날이 몇년 남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러면 외화벌이 수단이 없어진 후의 한국 경제는 어찌될 것인가?

   열우당 정동영 의장의 문제는 국제 정세에 어둡다는 것이다. 그가 (세계에서 제일 못살던 한국을 10위 안의 선진국으로 끌어올린) 60~70 세대는 투표할 필요가 없고, 미래를 위한 결정은 20~30 세대에 내맡기라고 말할 때 그는 20~30 세대에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과거의 역사를 아는 자만이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가질 수 있다. 20~30 세대는 성장 가능성이 열려 있는 세대이기는 하나 아직은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열리지 않은 세대이다. 따라서, 연령선으로 차별하여 한 세대는 참정권을 주고, 다른 세대에게서는 여론의 압박으로 참정권을 빼앗으려던 정동영 의장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인물이다. 만일 20~30 세대의 다수가 선동에 휩쓸려 촛불시위에 참여하였다면 그것은 더욱 사실이다.

   비록 경제 파탄이 탄핵의 주요 사유가 될 수는 없으나 재벌 해체론과 노통 탄핵론은 서로 맞물려 있는 문제이다. 본래 수출형 한국 기업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려는 박정희 대통령 목적 때문이었다. 따라서, 국가 경쟁력이 안정 궤도에 들어서면 당연히 기업 소유는 점차적으로 서민에게 옮겨가도록 되어 있었다. 누구 밥그릇이 더 크냐의 싸움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생계의 수단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외화벌이가 안정되는 시점에서 분배의 평등은 이루어지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것을 거꾸로 생각한 좌익 운동권이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 그들은 생계의 수단을 찾는 것이 급한 것이 아니라 밥그릇 싸움을 하는 계급 투쟁이 급하다고 하였다. 그러나 밥벌이기 끊어진 밥상에 놓인 밥그릇은 곧 바닥나기 마련이다. 그 후에는, 좌익 운동권의 등살 때문에 기술 투자를 못한 한국 경제는 10년 후에 어찌되는가?

   노무현씨는 경제 파탄은 대통령 탄핵 사유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제서야 국제 정세의 관점에서 한국 경제를 보는 눈이 열린 노무현씨가 허풍 공약과 현실사이에는 차이가 있음을 자각하기 시작한 것은 다행일지 모른다. 그러나, 경제 파탄에 대해 그는 그 책임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있을 뿐 앞으로 어떻게 한국 경제를 일으켜 세울 것인가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것은 국고가 텅비어 있었을 때 집권을 시작한 박정희 대통령에게 뚜렷한 청사진이 있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만일 경제 파탄이 탄핵 사유가 아닐지 몰라도 다가오는 경제 위기에 대한 무대책은 국가적 문제이다. 이것은 우리 세대의 5년, 10년 후와 다음 세대의 생존권이 달려 있는문제이다. 그리고, 노무현이 누구인가? 그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 산업전사로서 여겨지던 기업인들을 죄인 취급하는 좌익 운동권의 상징적 대표이다. 그러나 기업인을 죄인 취급하면 그 누가 설비 투자와 기술 투자를 하려 하겠는가? 그럴진대, 30년만에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데 일등 공신이었던 이들을 죄인 취급만 하는 것은 편파적 시각이 아니었는지 이제 물어야 한다.

   만일 (세계에서 제일 못살던 한국을 10위 안의 선진국으로 끌어올린) 60~70 세대를 21세기판 고려장을 시키려던 정동영 의장의 발언이 한강의 기적 일등 공신들을 죄인 취급하는 노무현씨의 경제관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라면 노무현은 탄핵되어야 한다. 노무현의 선거법 위반과 얽혀있는 문제들이 무엇인가? 노무현 후보가 대기업들을 해체시키겠다고는 발언을 자주하였다. 그리고 자기 목에 칼을 들이대는 후보가 아닌 한나라당에 한푼 더 선거자금을 지원한 기업들에 대한 보복 수사를 하였다. 만일, 그것이 노무현씨가 주장하는 개혁이라면 그는 탄핵되어야 한다. 한국 기업주는 지도자가 이끌어주기 나름이다. 외화벌이를 열심히 하되 사회에 더 많이 환원하도록 이끌어주는 방법이 있다. 그리고 모든 선진국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 물론, 노무현씨식으로 기업인들을 죄인 취급하여 산업 투자를 위축시키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어리석은 선택이요, 그런 어리석은 선택이 개혁이란 미명으로 불려져서도 아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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