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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2월 23일 

운동권 재벌 해체론의 치명적 과오

   경제관에 관한 한 우리나라는 참으로 이상한 나라이다. 우리나라의 시장경제는 소위 민주화운동권에서 독재자라고 부르는 박정희, 전두환 대통령 때에 가장 발전하였고, 한국 민주화운동의 양대 산맥이라는 양김씨 집권기간 중 가장 후퇴하였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한 짝이다. 민주주의의 종주국 미국은 세계 시장경제의 중심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것이 거꾸로 되어 있다. 대기업은 군사독재의 유물로 여기고, 재벌 해체론을 진보 사상으로 여긴다. 김영삼씨는 "잘 사는 놈들 혼내 주겠다"고 하더니 IMF 환난으로 혼내 주었고, 김대중씨는 IMF 환난 책임을 재벌에 돌렸고, 노무현씨는 재벌의 단계적 해체론을 말하고, 민노당에서는 급진적 해체론을 주장한다. 그리고, 이런 재벌 해체론이 진보 진영의 경제관의 표어처럼 되어 있으며, 재벌 해체를 반대하면 수구 세력으로 몰린다.

   그런데, 이것은 한국 상황에서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재벌이 무엇인가? 재벌은 한국 경제의 수출 구조이다. 재벌이 사라진다는 것은 수출이 사라짐을 의미한다. 그러면, 자원 없고 식량 자급자족이 불가능한 우리나라에서 수출이 사라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한국 GNP가 금방 10불 이하로 추락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더구나 식량 자급자족율이 30%도 안 되는 우리나라에서는 우리민족이 굶어죽어야 함을 의미한다. 아이러니 하게도 미국을 철천지원수로 여기는 북한은 미국의 식량 원조로 살아간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로 떳떳하게 식량 수입을 한다. 그런데, 외화벌이 수단이 없어진다는 것은 민족의 생계 수단이 없어짐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후진국들은 GNP가 작아서 그렇지 먹을 것은 풍부하다. 그리고, 아무리 경제가 무너져도 지하자원 혹은 천연자원을 수출하면 되기에 큰 걱정이 없다. 그러나 외화벌이가 민족의 위한 유일한 호구지책인 나라에서 외화벌이 수단이 없어지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렇다면, 외화벌이 수단을 없애자는 것이 어째서 진보 사상이라는 말인가? 그리고, 민족을 굶어죽을 지경에 처하게 하는 것이 어떻게 민주화운동이 될 수 있다는 말인가? 한국이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고 전 세계에서 부러워할 때에 한국의 운동권은 한강의 기적을 밑둥부터 무너뜨리는 작업을 했으며, 한국의 민주화운동 정권들이 버린 수출 전략을 중국이 주어가서 경제대국으로 발전하고 있다. 무엇이 몹시 가난했던 중국 경제 발전의 비결인가?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을 키우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진보병 환자들은 민족 기업을 해체시키는 것이 진보라고 주장한다.

   만일 김영삼 대통령에게 경제 정책의 실패보다 더 큰 실수가 있다면 그것은 정치적 실수이다. 그는 좌익 운동권이 정계에 진출하는 다리를 놓은 최초의 대통령이다. 철저한 우익인 그가 우익을 탄압하고 좌익에게 문호를 열어주었다. 그런데 김영삼 대통령과 좌익 운동권의 공감대가 재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었다. 좌익 운동권에서 5.6공 청산을 말할 때 그것은제5공화국, 제6공화국 때 찬란하게 발전하였던 시장 경제의 청산을 의미한다. 재벌을 해체할 때 시장경제를 지지하는 정치인도 퇴출시키라는 것이 좌익 운동권의 주장이다. 심지어 한나라당 내에서도 철모르는 남경필과 원희룡이 최병렬 대표 퇴진을 요구하였을 때 으리가 경계하여야 하는 이유는 5.6공 청산을 요구하는 이들이 공산주의로 표류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철저한 반공주의자 김영삼 대통령 자신은 5.6공의 도움으로 대통령이 되었으면서도 5.6공 청산을 위해 좌익과 손잡았고, 그것은 치명적인 정치적 실수였다.

   참으로 이상한 일 아닌가? 우리나라는 선진국 문턱에서 공산화의 위기를 겪고 있다. 그리고, 민주화운동의 색깔이 어느새 빨갱이 색이 되어가고 있다. 열우(혹은 열린 하마)당에서 반공 이념의 흔적이라도 찾아볼 수 있는가? 김대중은 자기가 민주화운동가라고 주장했는데, 그의 홍위병 2세대인 노사모는 사회주의 혁명 세력으로 변질되었다. 노사모가 선거운동 때 누구와 손잡았는가? 다수의 노사모 회원들은 한총련이었으며, 그들은 한총련과 손잡고 부정선거운동을 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재벌 해체가 진보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 재벌이 벌어다 준 외화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재벌을 해체시키자고 하는 미치광이들이 있으며, 한국호의 성장 엔진이 멈추어 섰다.

   김영삼 대통령이 "잘 사는 놈들 혼내 주겠다"고 말하였을 때 그 잘 사는 놈들은 재벌을 말한다. 김대중 대통령은 못 사는 사람들 잘 살게 해 주겠다고 말했으며, 노무현씨는 서민 편에 서겠다고 말했다. 이런 말들이 자갈치 아지매를 현혹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이런 말들을 하는 대통령들은 아주 위험스러운 경제관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이 집권할 때 경제 정책이 표류하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과 전두환 대통령이 대한민국 편에 서 있었던 데 비해,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씨는 대한민국을 잘 사는 놈들과 못 사는 사람 편으로 갈라놓았다. 전자의 경우 수출 기업인은 산업전사로 우대되었다. 후자의 경우, 수출 기업인은 미운 오리새끼처럼 괄시받는다.

   김우중씨의 예를 들어보자. 한국 사회에 재벌이 등장하는 세 가지 모델이 있었다. 첫째, 유형은 한국의 최고 갑부들이었다. 5.16 혁명 이전에 최고 갑부들은 수입상으로 부를 증식하였다. 그런데, 박정희 대통령은 이병철씨 등 수입상 거부들의 재산을 몰수하여 수출 산업을 조건으로 되돌려 주었다. 두 번째 유형은 미8군 용역 납품이었다. 조중훈씨는 한진버스 용역으로, 현대의 정주영씨는 건설 용역 납품으로 연 5천만 달러씩 벌어들였다. 이병철씨는 본래 있던 재산으로, 정주영씨는 미8군 납품의 기회로 수출 재벌의 기반을 다졌다면, 김우중씨는 자수성가한 케이스였다. 그는 재산가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무진장한 수출 아이디어를 가진 자였으며, 그 아이디어를 가지고 전 세계를 뛰어다녔다. 당시 수출 아이디어만 있으면 자금은 박정희 대통령이 어떻게든 마련해 주셨다. 김우중씨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발로 뛰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나, 세계 경영으로 세계 기업의 정상에 서는민족 기업이 되려는 그 찰나에 김대중은 김우중씨를 국외로 추방하였다.

   대한민국 편에 서는 대통령은 세계를 바라보며 생각을 크게 가진다. 생각을 크게 가지는 대통령은 김우중씨의 천재적 수출 두뇌와 헌신적인 수출 사업을 높이 평가한다. 그래서 외화가 한국에 굴러 들어오며, 직장이 창출되며, 서민들의 생활 수준이 날로 높아진다. 그런데, 대한민국을 잘 사는 놈과 못 사는 사람 편으로 갈라놓는 대통령들 눈에는 김우중씨의 대우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자랐던 것이 안 보인다. 그리고 민족 기업을 헐값에 해외에 매각하는 것이 서민 편에 서는 것인가? 아니다. 수출 산업을 모두 해외에 매각한다는 것은 우리나라를 국민의 노동력밖에 수출할 것이 없는 나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떻게 그것이 민주주의이며, 그것이 진보이며, 그것이 서면 편에 서는 것이란 말인가?

   여기서 우리는 기업의 구조 조정과 재벌 해체를 혼동하는 어리석은 좌익을 위하여 그 차이점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구조 조정은 기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요, 재벌 해체는 수출 구조의 파괴이다.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이 구상하신 것은 구조 조정이었다. 우리나라에 아직 수출 경쟁력이 없었을 때에는 국제 사회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이 있어야 수출할 수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재벌은 한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였다. 그런데, 노동력밖에 수출할 것이 없던 나라에서 가공 수출을 하는 나라로 발전시키신 박정희 대통령은 미래 경제 패러다임은 완전기술자립이었다. 예를 들어, 지금은 휴대폰 만들려 해도 부속품을 일본에서 수입해야 하지만 완전기술자립이 되면 그것만으로도 국가 경쟁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한국의 기업구조도 재조정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처럼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 구상에서 재벌은 당시 상황에 적합한 전략 개념이었다. 그 개념을 이렇게 생각해 보자. 아직 우리나라에는 수출이 전혀 없었던 때에 박정희 대통령이 생각해 내신 첫 수출 품목은 가발이었다. 그런데, 가발 수출이 호황을 누리자 수십 개의 기업이 가발 수출에 뛰어들었다. 그러면, 외화벌이가 수십 배로 증가하여야 할텐데, 그렇지 않았다. 무엇이 문제였는가? 한국 기업끼리 출혈 덤핑 경쟁을 하고 있었다. 이럴 때는 생산 단가는 낯추고 수출 단가를 높이기 위해서 소수의 전문화된 수출 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그러나, 박정희 대통령은 가발 수출에서, 섬유 수출로, 그리고 제철, 조선, 중화학.전자제품 등의 가공 산업 수출로, 즉 점점 부가가치가 높은 수출로 산업구조가 개편되는 청사진을 가지고 계셨다. 그의 최종적인 목표는 우리나라가 완전 기술자립국이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한국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라 기업 구조도 변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며, 이것을 구조조정이라고 한다.

   이렇게 수출 기업 모델은 기술 발전과 산업 환경에 따라 조정하면서 발전시킬 수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한국 사람들의 재벌에 대한 시각은 매우 부정적이다. 재벌이 한국 국민을 먹여 살린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재벌의 비리와 문제점만을 말한다. 한국인들은 재벌이 있기 때문에 상대적 빈곤이 있다고 말한다. 사실이다. 그러나 절대적 부(富) 또한 있지 아니한가. 재벌의 문제가 무엇이건 한국 사회가 부유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 사실을 외국인 노동자들이 증명한다. 설사 운동권이 주장하는 것처럼 재벌을 없애면 빈부의 겨차를 없앨 수 있다고 가정하자. 그러나, 그것은 국민이 절대적 빈곤에 처하며 호구지책으로 외국에 불법 노동자로 취업차 나가야 함을 의미한다. 이렇게 국민을 거지로 만드는 것이 서민 편에 서는 것인가? 아니다. 진정으로 서민 편에서는 것은 일자리를 주는 것이며,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수출 기업이 필요하다.

   절대적 부(富)와 상대적 부(富)를 모두 충족시키는 경제 정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빈부의 격차가 완전히 없어진다는 것은 자본이 없어짐을, 자본이 없어지는 것은 투자가 없어짐을, 투자가 없어진다는 것은 고용이 없어짐을 의미한다. 그리고 수출 기업이 없어진다는 것은 외화벌이 구조가 외화소비 구조로 바뀜을 의미한다. 벌어들이는 외화 없이 수입만 하는 나라는 곧 부도난다. 그리고 자본주가 없으면 설사 빈부의 격차가 해소될 수 있더라도 그 결과는 전제품을 일본에서 수입하다가 일본에 경제 식민지로 종속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그것이 운동권이 그토록 원하는 대한민국상인가? 그것이 진보인가?

   한국 경제를 말할 때에 우리는 대한민국 편에 서서 말해야 한다. 김영삼 대통령이 "잘 사는 놈들 혼내 주겠다"고 말하였을 때, 김대중 대통령은 못 사는 사람들 잘 살게 해 주겠다고 말하였을 때, 노무현씨는 서민 편에 서겠다고 말하였을 때 이것은 그다지 좋은 경제관을 반영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아직은 오르다 멈추면 굴러 떨어지는 지점에 있다. 조금만 더 참고 오르면 국가 경쟁력의 안전지대에 오를 수 있는데 한국인의 그릇된 경제관이 과오를 범하다가 중국에 추월을 당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지금 민주화운동권과 좌익은 가진 자에 대한 증오심을 일으키는 것을 진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상대적 빈곤을 과장하는 경제관에서는 경제 전략이 나오지 않는다.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입국 청사진과 전두환 대통령의 세계 시장 진출 전략이 가난한 서민을 중산층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서민 편에 서겠다던 민주화운동권 대통령들은 오히려 서민의 일자리를 없애버리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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