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교회 황효식 목사님 시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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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10월 31일 

노무현 대통령, 링컨을 닮을 수 있을까?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위한 통치권을 행사해 주기를

   노무현 대통령이 링컨을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았을 때, 나는 매우 흐믓했다. 왜냐하면 나 역시도 링컨을 무척이나 존경하기 때문이다. 링컨의 전기를 읽으면서 온 몸이 뻣뻣하게 굳어질 정도로 감동한 적이 몇 번이던가? 링컨은 김동길 교수의 말 그대로 작은 그리스도였다.

   링컨은 어린 시절에 노예시장에서 흑인들이 매매되는 광경을 구경하다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母子노예가 서로 꼭 껴안고 떨어지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며 울부짖는데 노예상인들이 그것을 기어이 떼어내어 엄마와 어린 아들을 따로 따로 끌고 가는 광경을 목도하게 된 것이다. 링컨은 그 광경이 너무나 가슴이 아파서 두고두고 그 일을 잊지 못한다. 링컨은 인간 사회에서 가장 악한 것이 인간을 노예로 취급하는 것이며,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일만큼은 막아야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게 된다.

   링컨이 제16대 미합중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을 때, 링컨은 마침내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노예해방을 위한 법안의 제정을 서둘렀다. 그러나 그 일은 그리 만만치를 않았다. 흑인노예들로 인하여 부와 권세를 누렸던 기득권 세력들-특히 미국 남부지역의 농장주들- 이 목숨을 걸고 반대를 하였기 때문이다. 결국 흑인노예를 해방시키기 위한 남북 간의 內戰이 발발하고 말았다. 역사상 수많은 전쟁들이 있었고 그 전쟁의 목적이 대게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들의 권리와 이익 때문이었지만 미국의 남북 전쟁은 자신들이 권리와 이익을 포기하자는 목적의 전쟁이었다. 얼마나 위대한 전쟁인가?

   링컨은 그 위대한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으며 승리의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렸다. 오늘날 미국 국민들에게 가장 압도적으로 존경받는 인물의 제1순위는 링컨이다. 흑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백인들에게도 가장 존경받는 인물이 링컨이다.

   그 당시 미국 남부 사회에서 흑인 노예들은 짐승처럼 취급되었다. 어느 정도였느냐 하면 백인 여성들이 흑인 앞에서는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고 옷을 갈아입었다고 한다. 왜? 짐승이니까. 그런데 그런 짐승같은 흑인 노예들을 해방시키기 위하여 엄청난 희생을 각오하며 전쟁을 일으켰다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노예 해방을 위한 법률을 제정하고 마침내 전쟁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갈 때까지 링컨이 겪었던 고뇌와 진통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링컨은 "대통령 못해 먹겠다!"고 엄살을 부리거나 국민투표에 부쳐서 可否를 결정지으려하지 않았다. 대통령이 된 링컨은 미합중국에서 무엇이 가장 큰 문제인지를 극명하게 알고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노예제도였다. 그것은 누구에게 묻고 자시고 할 문제가 아니었다. 노예제도는 惡이었으며, 반드시 타파해야 할 투쟁의 대상이었다.

   링컨을 가장 존경한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투쟁 대상은 과연 무엇일까? 지금 우리 한국 사회에 링컨 시절의 노예제도와 같이 목숨을 걸고 타파해야 할 투쟁대상이 있을까? 과거에는 그런 요소가 있었다. 그러나 그것들은 4.19의거나 6.10항쟁 등과 같은 애국시민들의 자발적인 봉기에 의하여 타파되었다. 그 덕분에 대한민국은 오늘날 상당한 수준의 민주주의를 향유하고 있다.

   지금은 군사독재시절이 아니다. 지금은 전태일 때와 같이 함부로 착취하는 세상도 아니다. 오히려 지구상에서 노동자가 가장 많은 권익을 누리는 나라중의 하나가 대한민국이다. 어느 정도냐 하면 외국인들이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목숨을 걸고 밀입국을 할 정도인 것이다. 더구나 노무현 같은 급진적인 인물이 대통령이 될 정도로 이 나라는 지금 나무랄 데 없이 민주화된 사회이다.

   민주화된 대한민국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타파 대상은 무엇일까? 아마도 조중동으로 상징되는 이 나라의 보수세력이 아닌가 싶다. 물론 자신을 지지해준 세력들의 요구를 국정에 반영시키는 것은 어느정도 이해가 간다. 그러나 민주사회에서 국민들이 가장 많이 보는 신문을 대통령이 공격하는 것은 국가 최고지도자로서 취할 태도가 아니라고 본다. 더구나 대통령이 자신을 전적으로 지지하는「노사모」와 같은 시민단체나「서프라이즈」같은 인터넷 저널과의 친분관계를 공개적으로 과시하는 것은 참으로 민망스런 일이다. 왜냐하면 노무현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고 우리 모두의 대통령이지 그들만의 대통령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시급히 취해야 할 일은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편드는 것이 아니라, 언제부턴가 사기가 꺽여 풀이 죽은 우리 국민들의 기를 다시 북돋워주고 경제를 발전시키며 지혜롭게 남북의 갈등을 풀어 나가는 일일 것이다. 이 나라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일제 식민지와 6.25전쟁, 그리고 군사독재를 거쳐서 거의 1세기만에 여기까지 이른 것이다. 민주주의가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게 아니다. 그러나 현금의 대한민국은 매우 위태로운 상태다. 1세기에 걸쳐서 이룬 민주국가로서의 근간이 어쩌면 순식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으로 팽배해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은 대과 없이 선진국 대열에 연착륙하는 듯 했다. 그러나 IMF와 그로 인한 정권교체, 그 이후 지역갈등과 계층갈등, 保革갈등, 거기다가 반미친북 등의 이념갈등이 격렬하게 표면화되면서 이 나라는 시방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극도의 혼란함을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 號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목적을 완전히 상실한 것처럼 보인다.

   지금 전 세계에서 인간이 살 수 있는 삶의 조건이 가장 열악한 국가는 말할 것도 없이 북한이다. 황석영이 표현한 것처럼 북한은 경제적인 궁핍뿐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안팍으로 완전히 경직되어버린, 인간이 도저히 살기 힘든 사회이다. 그렇게 때문에 임수경, 문익환, 황석영 등은 북한 사람들의 간청을 뿌리치고 이 땅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감옥살이를 각오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가난하다는 것 외에 북한이 남한보다 못한 것이 도대체 뭐냐?"는 식으로 진실을 왜곡하며 반미친북을 부추키는 사람들이 있다. 또 그런 사람들이 대게 진보진영을 이끄는 지도자들이다. 게 중에는 6.25가 남침인지 북침인지 모르겠다는 목사도 있다.

   지구상의 공산주의 국가는 전부 망했다. 인간의 힘으로 유토피아를 건설하겠다는 실험은 처절한 실패로 막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그 실패를 끝까지 인정하지 않고 똥고집을 피우면서 하나님의 보응을 자초하는 유일한 나라가 있다. 바로 북한이다. 같은 동족으로서 매우 가슴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1세기만에 민주국가의 초석을 다진 대한민국 내에서 북한사회와 김정일을 동경하고 미화하는 괴악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런 괴악한 경향이 점점 대중화되어 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사회학자들 사이에서는 공산주의가 망한 21세기에 대한민국은 유일하게 다시 공산화될지도 모른다고 공공연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북한 탈북자들은 북한에 호의적인 남한 사회의 이런 현상들에 대하여 어이가 없어서 말을 못한다. 그들은 북한에 지원하는 돈이나 물자가 김정일만을 이롭게 한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지금 이 땅의 친북주의자 들에게는 황장엽씨나 탈북자들이 아마 배신자로 보일 것이다. 실제로 황장엽씨는 그 동안 완전히 찬밥 신세였다. 도대체 이 나라가 어쩌다 이 모양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링컨이 목숨을 걸고 성취하려 했던 것은 노예제도를 폐지하여 흑인들을 해방시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오늘날 노무현 대통령이 성취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조중동을 폐간하고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는 일인가? 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본다. 그는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기에 대통령이 되었다. 그는 어쩌면 역사의 영웅이 될 수도 있고 자칫하면 역사의 죄인이 될 수도 있다. 케네디의 후임이었던 미국의 존슨 대통령은 역사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대통령직을 포기하였다고 들었다.

   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은 진정한 개혁세력과 친북세력을 구분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나라에는 겉으로는 개혁과 진보를 표방했지만 실제로는 북한의 지령에 따라 대남 적화 사업에 혈안이 된 세력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나는 송두율의 입국도 그런 맥락으로 이해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보수세력을 견제하는 일에만 신경을 쓰다가 진보라는 이름으로 은밀하게 대남 적화사업을 추진하는 무리들을 방관했다가는 어쩌면 돌이킬 수 없는 역사적인 낭패를 초래하게 될지도 모른다.

   오늘날 노무현 대통령이 시급하게 타파해야 할 惡은 진보와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위장된 대남 적화세력들이다. 나는 반공 이데올로기로 폭정을 저질렀던 과거의 군사독재를 매우 혐오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북한의 김정일 집단에 비하면 남한의 군사독재가 백 번 낫다고 생각한다. 보수주의자들은 박정희와 전두환을 원래부터 좋아한 것이 아니다. 그들의 독재가 혐오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그 시절에는 적어도 이 나라가 공산화될 여지는 없었던 것이다.

   돈을 벌기는 어렵지만 쓰기는 쉬운 법이다. 인간이 성공하기는 어렵지만 실패하고 타락하는 것은 일순간이다.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는데는 1세기가 걸렸다. 그러나 말아먹는 것은 순식간이다. 모쪼록 노무현 대통령이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와 안정이 무엇인지, 대한민국을 말아먹으려는 세력들이 누구인지를 식별하여 통치권을 행사하기를 바란다. 아울러 노무현 대통령이 링컨과 같이 역사에 남는 훌륭한 인물이 되기를 기원한다.

   (*  이 글은 시온교회 담임목사이신 황효식 목사님이 기독교 인터넷신문 뉴스파워에 기고하신 글입니다. ) 

황효식 목사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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