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령 목사의 시사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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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2월 14일 

중국 역사에 대한 무지 드러낸 도올의 대북비밀송금 합리화

   도올 김용옥기자는 문화일보 2월 10일자에 "언론은 '민족自決' 눈떠라"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는데, 이 글은 그의 역사, 경제, 사회, 정치 전반에 대한 무지를 폭로하였다. 그럼 여기 평소 중국 철학에 박식함을 자랑하던 그의 중국 역사에 대한 무지를 드러낼지도 모르는 그의 글 일부를 인용해 보자:
우선 한번 마음을 가라앉히고 곰곰이 생각해보자! 한 나라가 다른 나라 사람에게 토지사용권을 50년 보장해주는데, 공짜로 해줄 미친놈이 어디 있겠나? 우리나라 마산·창원공단에 외국기업이 들어와 땅을 50년 조차하겠다고 한다면 당연히 돈을 받을 것이다. 지금 현대가 북한에 50년간의 토지사용권을 획득한 땅만 해도 해금강남단으로부터 원산에 이르는 약 100㎞의 해안지대전체를 포괄하는 것이다. 우선 고성군 온정리에 2천여만평을 특구로 지정하였다. 뿐만인가? 개성공단사업으로 50년간 토지이용증을 획득한 땅이 2천만평에 이르는 것이다.

   이 글에서 도올은 북한이 남한에 토지사용권을 50년 보장해 주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과연 그것이 국제 사회가 공증하는 문서로 보장되었는가? 아니면, 최소한 북한 사회가 인정하는 보장이었는가? 일본에서는 이미 2001년 봄부터 떠돌던 대북비밀자금지원설이 지난 해 9월 26일에 우리 정치권에서도 드디어 공식적으로 제기되자 10월 4일자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대북비밀자금지원의혹소동>>은 《한나라당》의 조작극"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놓았다 (http://www.korea-np.co.jp/korea/sinbok/sinbok-2002/sink02-10/1009/203.htm ) 그렇다면, 김용옥 기자의 말이 사실이 아니든가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거짓말을 하든가 둘 중 하나이다.

   만일 김용옥 기자의 말이 사실인데,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거짓말을 했다고 하자. 그러면 쌍방에서 인정해 주지 않는 계약에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 우리 쪽에서는 댓가를 지불하고 보장을 받았다고 하지만 북한 2002년 10월 9일자 조선신보는 김대중 정부의 대북 송금설을 《한나라당>>의조직화된 모략극이라고 규정하고 "우리는 《한나라당》의 반통일분자들이 온 민족의 통일의지에 역행하여 모략소동에 열을 올리는 조건에서 그에 따른 계산을 똑똑히 할것이다"라고 위협하였다. 김용옥 기자는 현대가 정부 주도로 4억불을 송금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북한의 언론은 그런 대북 송금설은 <<한나라당>>의 모략극이라고 발표하였다. 도대체 무슨 계약을 어떻게 하였길래 이편 말과 저편 말이 이리도 다를 수가 있다는 말인가?

   만일 김용옥 기자가 민족 언론인임을 자부한다면 그는 북한 언론의 이런 거짓 보도도 정당화될 수 있는지 설명하여야 한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김영옥 기자가 몸담고 있는 한국의 친여권 언론들도 그 당시 북한 언론들과 맞장구치며 비밀대북송금설은 한나라당의 조작이라는 논평을 내었다. 그 한 예가 2002년 9월 27일자 오마이뉴스 기사이다. 김용옥 기자가 증언하듯이 현대의 대북 송금은 사실이었다. 그런데 친여권 언론들이 이를 부인하였다. 이것이 국민을 속이는 언론의 양심이었는지 김영옥 기자는 말하여야 하며, 그의 철학에서 언론의 이런 허위 보도는 정당화될 수 있는지도 설명하여야 한다. 일부 친여권 언론과 북한 언론의 거짓 보도가 어떻게 도올이 말하는 '민족自決' 눈뜨기에 기여할 수 있는지 독자들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도올은 당시 친여권 언론들과 북한 언론들이 의도적으로 허위 보도를 하려던 것이 아니라, 몰랐었다고 말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남북한 양국 정부가 양국 국민을 속이는 것이 도올이 말하는 '민족自決'의 방편일 수 있는가 하는 심각한 문제가 제기된다. 도올은 개성공단사업으로 50년간 토지이용증을 획득한 땅이 2천만평에 이른다고 서술한다. 그러나 그 사실을 북한의 언론도 북한의 인민들도 몰랐다면 누구에게 그 땅의 이용권에 대한 매매 계약을 체결할 권리가 있다는 말인가? 그 막대한 땅은 누구의 땅인가? 실제 계약은 두 달 후에 체결되었다는 사실은 차지하고라도 이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 땅이 김정일의 땅인가? 김정일에게 인민 몰래 그런 계약을 체결할 권리가 있다는 말인가?

   만일 도올이 주장하는 국가 대 국가의 토지사용권 계약이 양국 국민은 커녕 담당 관료들조차 까맣케 몰랐던 계약이었다면 그 계약의 주체는 누구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되며 이는 다시 현대가 이용권을 딴 토지의 실 소유주가 누구이냐 하는 문제로 거슬러 올라간다. 실제로 그 땅의 본래 임자는 국민들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북에 가족과 토지를 둔 채 남한으로 피난왔으며, 그 땅은 인민공화국이 인민들에게서 몰수한 땅이다. 북한 경제의 문제는 사유재산을 부정하는 공산주의식 경제 체재이다.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러시아는 공산당을 축출하고 시장 개방의 시대를 열었으며, 중국도 사유재산을 허용하는 자본주의 경제로 전환하였을 뿐더러 외국인의 토지 사용권 취득을 허용하는 경제 특구를 1980년 5월 이래 지정하여 왔다.

   그러나 북한 경제의 문제는 사유재산을 인정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북한은 오늘날 구공산권 국가들 중에서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는 유일한 나라이다. 그리고 그러기에 사실상 외국인 투자가 불가능하다. 북한은 자원이 풍부한 국가이다. 단지, 사유재산 제도가 없을 뿐이다. 그래서 북한의 경제 개혁은 사유재산 제도의 도입으로 시작되어야 한다. 그런데 김대중 대통령 주도로 현대가 김정일과 맺은 계약은 이 사유재산 제도를 근본적으로 부정한다는 데 그 문제가 있는 것이다. 도올이 말하는 그 50년간의 토지 이용권 계약 문서가 효력을 발휘하려면 적어도 50년 이상 그 토지 실소유권이 김정일 혹은 그의 친위 집단에 있음을 인정하여야 한다.

   다시 말하면 현대가 북한과 맺은 그 계약은 북한의 진정한 의미의 시장 경제는 적어도 오십 년 동안은 불가능함을 의미한다. 그렇다! 관건은 토지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느냐이다. 여기서 중국 경제 특구의 예를 들면, 중앙정부는 경제 특구 정부에게 상당수준의 경제관리권을 부여한다. 즉, 외국 기업의 자유와 거래의 투명성 등이 보장된다. 그러나 개성 공단의 경우 김정일이 맘대로 주물럭거리며 토지 이용권도 김정일 비밀 계좌로 들어가는 것이라면 개성 공단이 중국의 경제특구들과 경쟁의 대상이 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아무 외국 기업도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현대 혼자 50년간의 이용권 문서를 가지고 있는들 무슨 실리가 있겠는가? 결국, 이런 비밀 계약은 장기적으로 북한 경제에도 치명적인 해독을 끼칠 뿐이다. 그리고 이런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 노무현 당선자 경제팀의 동북아 물류 중심 구상의 맹점이기도 하다.

   마침 도올이 중국학에 정통하다니 중국인의 시각에서 북한의 토지 제도를 연구해 보자. 천수이볜 대만 총통은 2000년 6월 20일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에게 남북한 정상회담과 같은 양안(중국과 대만) 정상회담을 갖자고 공식 제의했다. 천 총통은 총통 취임 1개월을 맞은 기자회견에서 ‘양안 지도자가 모두 지혜와 창의력을 갖고 역사를 새로 써가야 한다’며 장 주석에게 시기와 장소에 상관없이 함께 앉아 악수하고 화해하기를 진지하게 제의하였다. 그러나 주방자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에 두 개의 중국이 있을 수 없으며, 대만은 중국과 대등하게 대화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차갑게 답변하였다. 남북한 지도자들이 악수하고 회담하는 사진을 서재에 걸어놓고 이를 배우고 본받아야 할 모범으로 삼는다는 천수이볜총통의 양안 정상회담에 대한 열망은 이렇게 꺽였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이에 은밀히 수표가 오가는 뒤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천수이볜총통은 지금 어떻게 느낄까? 도올이 말하는 토지사용권 50년 보장? 대만 역시 분단 국가이다. 본래 중국은 장개석 총통의 국민당이 통치하던 영토였다. 그러나 장개석 총통의 국민당 정권이 일본군과 전투하는 것을 모택동은 공산주의 혁명의 어부 지리로 이용하였었다. 모택동이 누구인가? 도올은 "공자에게 있어서의 학(學)이란 "무지로부터의 탈출"이며 "미지의 새로움에 대한 끊임없는 동경"이다"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1960년대에 공포의 문화혁명을 일으킨 모택동은 홍위병들에게 낡은 것을 없애라고 지시하여 공자의 책들을 불태웠다.

   본래 모택동의 공산당에는 소수의 게릴라군만 있었을 뿐이다. 아무도 장개석 총통의 정부군이 모택동에게 패배하리라고는 예측하지 못했었다. 소련의 스탈린도 모택동의 지원 요청을 거절하였다. 모택동의 공산주의 혁명의 성공이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판단한 스탈린은 중국 장개석 총통 정부와 외교적 마찰을 빚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모택동에게는 심리전의 무기가 있었다. 그는 혁명에 성공하면 토지를 모두 농민에게 준다는 거짓말을 하였다. 장개석 총통의 정부군 병력 대다수가 농민과 서민의 아들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모택동에게 속아 넘어갔다. 이것이 승패를 바꾸었으며 장개석 총통의 국민당 정부는 1949년 12월에 토지를 버리고 대만으로 피난하여 자유중국을 건국하였다.

   중국이 두개의 중국이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하므로 자유중국은 오늘날 대만으로 불려진다. 중국 땅은 본래 국민당 정부의 영토였다. 단지 사기로 인민을 자기편으로 만든 모택동의 공산당 군대에 빼앗겼을 뿐이다. 그러나 대만 정부에 있어서 중국 본토는 잠시 빼앗긴 영토일 뿐이다. 그들은 중국 본토의 소유권이 중국 공산당에 있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대만이 존속할 수 있는 이유는 실리보다도 국가적 의리를 중시하는 미국이 대만을 보호하여 주기 때문이다. 대만은 자유 민주주의 국가임을 분명히 천명한다. 그래서 미국과 대만의 우호 관계는 공고하며 대만의 자유 민주주의는 보장받는다. 중국의 군사력이 아무리 강해도 대만에 군사 도발을 하지 못한다. 대한민국 역시 자유 민주주의 국가이다. 그럴진대 대한민국 국가 원수가 한반도의 이북 영토 소유권이 공산당에 있음을 사실상 인정하는 뒷거래 행위를 국민의 양해 없이 한다는 것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나라의 법치에 어긋남을 도올 김용옥 선생은 간과하려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김대령 목사의 글    
http://www.geocities.com/sion_preac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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