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령 목사의 시사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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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2월 6일 

한국 경제는 김우중 전 대우 그룹 회장을 필요로 한다

   2003년 2월 5일에 금강산 육로관광이 50년만에 재개되었다. 그럴진대 지난 5년간 이 일을 추진해온 김대중 대통령과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에게 이 날은 더없이 뜻깊고 경사스러운 날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이 날 이 두 어른의 얼굴 표정이 몹시 우울해 보이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김대통령이 2000년 6월 13일 남북정상회담 수일 전에 국민 몰래 현대를 통해 김정일에게 4억달러를 지원하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돈은 노벨평화상을 받으려는 속셈으로 정상회담 댓가로 보내진 뇌물이며, 그 뇌물이 북한 공군기 수입과 핵무기 개발을 위해 사용되었다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이 단지 노벨상만 바라보고 그 돈을 건넨 것은 아니었다. 비록 실패한 정책이기는 하나 김 대통령에게도 경제를 발전시키려는 구상은 있었다. 재벌 해체로 시작한 그의 외화벌이 대안은 외국인 투자와 관광 유치였다. 그리고 그의 햇볕정책은 통일 정책이기에 앞서 경제 정책이기도 하였다. 그는 햇볕정책의 결과로 한반도가 외국인이 투자하며 관광하기 좋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 결과는 남한의 달러만 북한에 퍼부을 뿐이지 미국도 일본도 대북 투자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결국 우리에게도 북한의 군사력만 키워주었을 뿐 아무런 경제적 실리도 없으며, 북한에도 근본적인 경제 해결책이 되지 못하는 대북 투자가 되고 말았다.

   그럼 왜 그토록 그 이름도 찬란한 햇볕정책의 열매는 그토록 쓰게 되었을까? 당시 남북한 모두 경제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IMF의 터넬을 지나온 남한도 국제 경쟁력을 위해 북한의 풍부한 자원과 값싼 노동력이 필요하였다. 산업시설이 낙후되고 경제가 피폐해진 북한도 남한의 선진 기술 및 수출 산업 노하우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제 남북한이 서로 협력하여 경제를 발전시킬 대망의 아침이 밝아오고 있었다. 그러나 건실한 수출 산업을 일으키는 대신 카지노 같은 유흥 사업으로 관광대국을 꿈꾸었던 것이 오히려 문제였던 듯하다. 왜냐하면 경제의 판짜기를 새로하는 그의 구상에 너무도 기대를 건 나머지 김 대통령은 우량 수출 기업이었던 대우를 너무도 쉽게 저버렸기 때문이다.

   54주년 광복절을 맞아 1999년 8월15일 김대중 대통령은 경축사를 통해 "이제는 시장이 재벌구조를 받아들이지 않는 시대"라고 단언하고 나섰다. 재벌 개혁의 와중에 대우가 해체의 길로 들어선 이후의 일이다. 그리고 대우를 저버린 정책이 상징하는 것은 박정희 대통령이 추구하였던 수출형 자립 경제에서 외국 투자 유치형 경제로 판짜기를 다시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의 경제 구상을 위해 김 대통령은 너무도 쉽게 우리 기업들을 해외에 매각하였다.

   그런데 우리 민족 기업이 해외에 넘어가면 결국 우리 경제는 외국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이런 무모한 정책의 배후 인물 중에 박원순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있다. 사실 그의 근거없는 재벌 비판은 오류 투성이다. 무엇보다도 그는 우리 기업도 국제 경쟁력이 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때 국민이 주식을 소유하게 하면 분배의 평등은 자연적으로 이루어진다느 자본주의 원리를 간과하였다. 그가 그처럼 재벌의 정경유착을 비판하였던 것도 자가당착이다. 그의 참여연대가 어떤 단체인가? 김대업씨 같은 상습적 병력 사기범을 비호하여 오다가 대선을 즈음하여 병풍을 조작케 한 친여권 단체가 아니던가? 그리고 정경 유착의 고리를 끊는다는 구실로 재벌 해체를 주도한 김대중 대통령이 현대를 주무르며 적국 수장에게 4억달러를 송금케 한 통치행위야말로 정경 유착이 아니던가!

   미국 하버드경영대학원의 타룬 캐너 교수와 크리스나 팔레프 교수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 1999년 8.9월호에 공동으로 기고한 '개도국 대기업집단의 올바른 구조조정방안'이라는 논문은 이렇게 우리 경제 책임자들에게 충고하고 있다: "개도국의 구조조정은 성급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금융, 노동, 재화, 용역 등 시장시스템이 원할하게 기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다." 한국 정부의 재벌 해체가 시기상조임을 지적하였던 것이다. 영국의 The Times('99.10.6일자)의 기사도 '정부와 재벌의 갈등이나 대립 구도 속에서 추진되는 개혁의 최대 수혜자는 외국업체들일 수 있음을 지적한다. 이어 The Times는 "김 대통령이 한국을 구멍가게로 가득 찬 나라로 만들려 한다"는 어느 국내신문의 컬럼을 인용했다. 이런 해외 언론의 시각들은 '한국재벌의 경영모델이 쓸모 없는 유물이 된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경쟁력 있는 모델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조언이었다.

   1998년 자료를 근거로 대우를 가장 짧게 요약한다면 국내 40개 계열사와 396개의 해외 현지법인을 거느린 대기업으로 개도국 다국적 기업 가운데 해외자산을 가장 많이 가진 초국적 기업이었다. 그런 대우가 잠시 유동성 위기를 당하자 정부는 재벌개혁이라는 명목하에 대우의 유동성 위기를 그룹해체의 기회로 활용하였다. 모든 사업부문이 자생력도 없는 매우 무기력하고 부실한 기업으로 매도당한 대우는 변명의 기회조차 없었다.

   여기서 우리는 대우의 김우중이 어떤 인물이었는지 잠시 회상해 보자. 모든 것을 다 가졌을 법한 그는 유독 없는 것이 너무 많은 사람이다. 그에겐 가족이 없다. 물론 있기는 하지만 안중에는 없다는 뜻이다. 일년에 절반 이상을 해외출장을 나가고, 국내에 있을 때도 자정을 훨씬 넘어 퇴근하는 그에게 가족을 생각할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그에겐 휴일이나 휴가가 없다. 뇌막하혈종으로 수술을 하고 병원에 누워있던 닷새가 사업을 시작한 후 그가 가진 첫 휴가였다. 그에겐 취미도 없다. 남들이 다하는 골프조차 쳐본 적이 없다. 술은 입에도 대지 않는다. 그의 유일한 취미는 일이다. 그에게는 늘 시간이 없다. 해외출장을 출발하는 날은 일요일이고 귀국하는 날은 월요일이다. 한국이 명절이면 명절이 아닌 나라로 일을 보러 나간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바로 서류를 받아야 하고, 사업장에 도착하면 바로 회의를 주재해야 한다. 그에게는 애국심은 있어도 사심은 없다.

   한 대우인은 김우중 회장을 이렇게 기억한다. 모두가 잠든 새벽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말단직원에서 회장까지 죽 둘러서서 한 찬합에 담긴 김밥을 같이 먹으면서 다음 행선지로 이동을 준비하던 장면에서, 말안장에 앉은 채 물말이 밥 한 그릇을 쏟아 붓던 오다 노부나가와 같은 돌격대장의 모습을. 비행기 우등 좌석에서 회장이 탑승하기를 기다리던 수행비서가 오랜 출장의 피곤에 지쳐 곤히 잠들어 있자 뒤늦게 비행기에 오른 그가 비서를 깨우지 않으려고 그 비서의 일반좌석에 쪼그려 앉아 목적지까지 서류를 뒤적이며 날아가는 장면에서는 가슴으로 부하를 사랑하는 선배의 모습을. 사원에서 사장까지 한 테이블에 둘러 앉히고는 각자의 의견을 낱낱이 들어가며 거침없는 반론과 격의없는 토론을 이끌어 가는 민주적 리더의 모습을. 김 회장은 또 20년 된 낡은 겨울코트를 여전히 즐겨 입고, 헤진 셔츠를 기워 입는 검약의 실천자이다. 출장 시 양말과 속옷을 호텔에서 직접 빨아 널어놓고야 잠자리에 든다.

   김우중 회장이 자기 사욕을 위해 사업 확장을 했던가? 아니다!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 개막을 앞둔 1990년대 초, 대우는 '날로 강화되는 선진국의 블록 장벽을 타개하지 못할 경우 우리 대한민국의 선진국 진입은 요원해진다'는 절박한 인식에서 현지화 전략인 세계경영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1960년대에 이미 박정희 대통령께서 1990년 대의 한국 경제는 완전 기술 자립을 이루는 선진국형 경제로 또한번 탈바꿈애야 한다는 목표를 세우셨던 사실을 상기해 보라.

   그럼 IMF 사태 후에 대우에 유동성 위기가 온 이유는 무엇이었던가? 더욱이 남들 다하는 부동산 투기나 머니게임을 금기 사항으로 살아온 대우에게 유동성은 항상 매출액의 80%를 차지하는 수출시장 개척 여부에 좌우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실 1997년 말 우리가 IMF 관리체제로 들어가게 된 주원인은 우리 정부의 외환정책실패였지 사실 경제가 나쁜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유동성 위기만 잠시 극복하면 일년에 500억불의 흑자를 낼 수 있다는 김우중 회장의 발언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당시 외국 경제 전문가들이 대우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거의 다 자랐음을 보았음에도 우리나라 위정자들은 보지 못했던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대우가 세계경영을 '21세기 생존전략'으로 공식 채택한 1993년은 냉전 종식과 WTO 출범이라는 외적 변화와 달리, 내용적으로는 유럽공동체(EU), 나프 (NAFTA), 아세안(ASEAN) 등 블록경제의 심화라는 신보호주의의 등장으로 수출을 통한 지속적 성장이 위협받던 시기였다. '고비용 저효율 구조'라는 내적 한계를 안은 채, 대외 개방으로 더욱 경쟁이 치열해진 국내 시장만으로는 향후 한국 기업들의 발전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며, 그 대안으로 지역별 경제블록 안에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트로이의 목마' 전략의 추진이 핵심과제로 부상하던 시기였다. 이같은 수출기지의 현지화전략으로 대우는 무역 장벽 우회가 용이한 부품공급기지 역할과 더불어 연구개발 및 관리업무 등에 치중하는 글로벌 전략의 사령탑 기능으로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었다.

   한 경제학도는 국민의 정부가 국민의 기업을 해외에 매각한 것을 이렇게 아쉬워한다: 우량기업을 외국에 헐값에 팔아넘기는 여러 사례들은 한국을 사랑하는 국민의 입장에서 너무나 어이가 없었습니다. 외국기업이 한국에 공장을 짓고 첨단기술을 들여와 투자를 하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김대중 대통령 정권이 유치한 외국자본 투자들은 우리나라의 우량기업을 우리나라 금융이 대출해 준 돈으로 사게 하고 그것도 헐값에 팔아넘겼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혹자는 김대중 대통령은 외국인이 좋아하는 대통령이다란 말도 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현대에 대한 엄청난 특혜....과연 대우에 대해선 어떻게 했었는지...그리고 김대중 대통령은 우리나라에 공장만 있으면 모두 우리것이란 이상한 발상을 내세우는데..그렇다면 이해관계를 철저히 한다는 외국 투자가들이 왜 한국에 공장을 짓지 않고 그냥 사는지.

   IMF 당시 아이 돐반지에서 할머니 금비녀까지 팔아 외화를 모으는 금모으기 운동을 벌였던 우리 민족이 아니던가. 따라서 강성 노조도 조금만 양보하고, 정부도 조금만 국민의 협조를 요구하고, 국민도 골프 해외 관광 같은 낭비는 잠시만 절제하였으면 우리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거의 다 성장한 대우를 해외에 매각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김대중 대통령의 정부는 관광산업이라는 미명하에 카지노 유흥업소 시설을 늘리는데 치우쳤으며, 수출로 외화벌이를 할 건실한 민족기업 육성하는 대신 외국인 투자 유치에 몰두하였다.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개발 계획 이래 우리 경제가 성장하는데 30% 이상의 견인적 역할을 담당해온 산업설비투자가 김대중 정권 하에서 축소되고 일본 부품 의존도가 높아졌다. 기업 해체 정책 하에서는 기업들이 기술개발 투자에 여력을 갖지 못한다. 대우라는 거대 생명체도 개혁의 바람 앞에 추풍낙엽으로 쓰러지는 마당에 어느 누가 미래를 준비하는 여유를 갖고 투자를 할 수 있겠는가. 개혁의 칼끝에 산업기반과 국제 경쟁력의 뿌리가 다치고 있는 것이다.

   김우중 회장이 대우 임직원들을 해외 명문 대학에 보내 양성한 지역전문가도 120여명이었다. 이렇게 애써 훈련되고 애국심과 전문성으로 무장된 수출 전문 인력들의 해외네트워크가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무참하게 폄하되고 훼손된다면 수출 아니고는 살 길이 없는 이 나라의 경쟁력은 결코 복원되지 않을 것이다. 기업의 힘은 사람이다. 기술·마케팅·해외 분야의 전문인력이 떠나면서 수출 기반과 산업 기반이 소리 없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정부가 우리나라를 카지노와 르또 공화국으로 만들어 세원으로 삼는다 해도 외화벌이 수단이 없어지는 국가경제의 앞길은 막막할 뿐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아직 우리나라에 수출 인력도 기술도 산업 시설도 자본도 없었으며 GNP가 80불에 불과하던 시절에 수출 산업을 건설하는 목표를 달성하였다. 그리고 1990년대에는 우리나라가 부품을 완전히 국산화하는 기술 자립 경제의 목표도 세우셨다. 대우는 그 목표를 향해 기술 연구에 투자하고 수출 전문 인력을 양성하였다. 그럴진대 우리 정부는 왜 우리나라를 카지노 공화국으로 만들고 있는가? 산업기술 자립화의 목표를 세우고 조금만 더 달리면 우리나라도 부품의 국산화를 달성하여 선진국이 될 수 있지 않은가. 실로, 지금 우리나라는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 철학을 이어받은 김우중씨와 같은 건실한 산업전사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다.

   때가 되면 금강산 관광도 필요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런 퍼주기식 지원은 우리나라에도 아무런 실리가 없을 뿐더러, 북한이 시장 경제의 노하우를 익히는데 오히려 방해가 될 뿐이다. 남한도 북한도 국제 경쟁력 있는 수출 산업을 일으키는 것이 우리민족의 살 길이다. 북한을 참으로 도와주려면 북한에도 카지노 같은 유흥업소들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풍부한 자원과 값싼 노동력이 남한의 선진 기술 및 수출 노하우와 연합하여 수출 산업을 일으키도록 이끌어주는 것이다. 그럴진대, 한국 수출 산업의 선구자인 김우중 씨의 노하우가 남북 경협을 위해서도 절실히 필요한 것이요, 김우중 씨를 해외로 추방시킨 오늘의 금강산 육로관광 재개는 쓸쓸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김대령 목사의 글    
http://www.geocities.com/sion_preac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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